[해빙무드 대북금융 전망]① 은행권, 남북경협 대비 '5분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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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무드 대북금융 전망]① 은행권, 남북경협 대비 '5분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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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프라 사업 등 새 먹거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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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 후 남북관계가 급호전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추진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된다면 그에 따른 금융권의 움직임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에 대비하는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각각의 업계 사정 및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은행권, 남북경협 대비 '5분대기'

② '불황' 카드업계, 대북사업 새수익원 '부상'

③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 우려 속 '관망'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돌아서자 은행권도 북한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향후 북미회담이 급물살을 탄다면 북한의 인프라 사업은 국내 은행권에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인프라 시장은 약 1400억 달러(150조7200억원) 규모로 금융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게 인력 및 조직을 갖추고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개성공단 입점권을 따낸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재입점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남북 금융 협력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남북경협에 대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현지 경험이 중요한 만큼 향후 입점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개성지점은 그동안 개성공단에 진출한 123개 입주기업과 주재원들을 상대로 송금과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현재 개성지점은 2016년 개성공단 폐쇄로 철수한 이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지하에서 임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 현지인과의 거래, 이산가족 관련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금강산 지점을 다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6년 금강산지점을 꾸려 관광객과 현대아산 직원대상으로 환전 업무와 금강산 특구 내 상주 한국인의 예금과 담보 대출 등의 업무를 했다.

농협은행은 당시 북측 전산망이 완전하지 않아 주요 업무를 팩스로 진행하기도 했지만 향후 금강산 지점이 재개된다면 완전한 전산망 구축으로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옛 외환은행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를 갖췄다. 옛 외환은행은 1997년 12월 함경남도 신포시 금호지구에 금호출장소를 내며 국내 금융권 중 최초로 북한에 진출했다.

금호출장소는 대북 경수로 사업 지원을 위해 북한에 파견된 한국 노동자들의 임금 송금 및 입급 등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나은행은 현지 전산망 구축 등 준비는 되어 있는 상황으로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등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철도·항만·도로·통신 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인프라 금융에 참여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발전소·고속도로 등에 금융 주선 및 금융 주관을 모색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호전되자 국책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IBK기업은행은 개성지점에 대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개성공단에 국내 은행 지점이 추가로 허용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1일 대북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구성된 'IBK통일준비위원회'와는 달리 기존 부행장급이 맡던 위원장직을 수석부행장으로 격상하고 관련 인원도 확충했다.

기업은행은 개성지점 입점을 포함해 대북 금융 진출 방안, 도로·철도·항만·시설물 등의 인프라 구축 시 금융주선 등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북한에 진출해 있던 기업들의 투자 뿐만 아니라 추가로 진출할 기업에 추가적인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이전에 도로, 항만 등 대북 인프라 관련 금융사업 지원의 경험이 있는 산업은행은 남북경협을 향후 역점사업으로 선정하고 북한에 대한 연구를 강화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통일사업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남북 경협사업으로 발생하는 금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남북협력기금의 금고 역할을 해온 수출입은행은 다양한 협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지원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466억원에 달하는 협력기금을 집행했으며 평창동계올림픽과 예술단 공연 등에 대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북한 전문 연구 인력을 늘리는 등 대북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실정에 적합한 지급 결제시스템 발굴 및 통화·외환 관련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현재로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북 금융 사업은 당장 적자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금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선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금강산사업, 개성공단 철수 등 과거의 사례를 잘 살펴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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