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은 기자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시작한다. 공대장의 윽박도 발열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기도 용광로 같은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다. 학창 시절 담벼락을 넘어 몰래 친구들과 즐기던 고전 게임부터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최신 게임까지 연령·장르 불문 모든 게임에 덤벼들 예정이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컴투스가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지난달 28일 국내 출시했다. 이 게임은 조이시티 자회사 모히또게임즈(대표 한성현)가 개발하고 컴투스가 서비스한다.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가 가상 세계로 뛰어들어 AI 소녀인 '프록시안'들과 함께 싸우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달 29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유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진 않는다. 재미있게 진행을 해나가다가 꼭 성장이 막히는 구간이 찾아오는데 이를 헤쳐 나가는데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과금이냐 인내를 가지고 재화를 모아 성장할 것이냐는 선택의 시간이 찾아오고 이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한번 정체되면 다시 게임을 실행하기까지 주저하게 된다.
스타시드도 마찬가지다. 초반엔 시간 뺏는 괴물처럼 느껴지는 게임이었지만, 갈수록 힘에 부치는 느낌도 있다. 캐릭터 성장은 물론 배치와 속성에 따라 전투력의 차이가 워낙 커 전략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큰 재미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모든 불행은 성장에 필요한 재화 부족 사태에서 찾아온다. 성장은 둔화하는데 게임 난이도는 높아져 사면초가에 빠지는 기분이다.
잘 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은 분명하다. 캐릭터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콘텐츠와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가 특징으로 미연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게임 곳곳에서 시각적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관찰되고 이는 색다른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캐릭터들이 매력적이고 이를 표현하는 그래픽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캐릭터가 고퀄리티로 표현돼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보이는 것에 비해 스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가 반감한다. 그 이유는 애니메이션 등 볼거리를 대량 제공하다가 점점 줄여나가고 어느 순간부터는 스토리를 찾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 초반 저글링 러쉬에 비유하고 싶은데 게임 초반부에 모든 것을 쏟아놓은 것처럼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다가 적응을 마치면 심심해진다.
개발사도 서비스사도 모두 한국 기업인데 기본 음성이 일본어에 맞춰진 것은 의외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취향을 고려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게임업계 일각에선 이런 부류 게임의 경우 소위 '오타쿠'라 불리는 유저들이 많이 즐기는데 한국어보다는 일본어를 통해 더 흥미를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좀 더 예산이 많이 측정되면 영어, 라틴어도 더해지기도 한다.
게임을 즐길 때 소리를 켜놓지만 스타시드를 즐길 땐 소리를 끄고 즐겼다.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청각보다는 시각에 초점을 맞추는데 어쩌면 청각적인 부분에선 매력도가 떨어졌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시각적인 부분에 올인했다고 할 정도로 전투 장면 등 보이는 것에 있어서는 불만이 없다.
덱 구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만큼 수집하고 키우는 재미는 쏠쏠하다. 운까지 도와줘 높은 등급의 캐릭터도 무난히 모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지만, 그 반대라면 끔찍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확률에 맡기는 콘텐츠가 많은 점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BM(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은 부족하나 무과금으로 재미있게 즐겼다. 고로 무난하다는 인상이다. 3일 오후 4시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2위, 매출 순위 12위에 올라와 있다. 출시 초반 좋은 성적표를 손에 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밸런스 등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필요해 보인다. 몇몇 부분만 수정이 이뤄지더라도 충분히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게임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