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통신 3사…AI 경쟁력 강화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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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 통신 3사…AI 경쟁력 강화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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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증가 폭 둔화에 ARPU 하락 전망
AI 인재 확보·관련 기술 공개…'탈통신' 속도
서울시내 전자상가에 입점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내 전자상가에 입점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 = 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AI 인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진화된 AI 기술을 선보이는 데 속도를 올리는 식이다.

이는 통신사들의 돈줄과도 같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 폭이 둔화하며 성장이 정체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이에 업계는 통신 산업에서 활용 규모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AI를 앞세워 활로를 뚫는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는 최근 AI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수장이 직접 인재 발굴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에서 AI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인재들은 스탠퍼드 대학교, 조지아 공과대학교, 일리노이 대학교 등 미국 주요 대학의 자연어처리(NLP), 대형언어모델(LLM), 비전(Vision) 등 AI 분야 석·박사 10여명이다. AI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유치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가 마련됐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가 디지털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객경험을 현실로 만들 AI 기술, 무엇보다 그 기술을 꽃 피울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접 채용부터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육성 등도 이목을 끈다.

SK텔레콤의 AI 분야 미래 인재 발굴 육성 프로그램 'SKT AI 펠로우십'이 대표적이다. SKT AI 펠로우십은 AI를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 기업 실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SKT는 최근 6기 지원자 모집을 시작했다.

KT는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급에서 AI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

통신사들은 또 고객의 일상을 바꿀 AI 기술을 선보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규모 ICT 전시회 '월드 IT 쇼(WIS) 2024'에서 관련 기술 및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일례로 KT는 WIS 2024에서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인사이드 플랫폼'과 AI 지도 검색 서비스인 'GIS AI 검색서비스' 등을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솔루션을 활용해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3D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3D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미디어 가공 및 콘텐츠 품질 향상 플랫폼 'AI 미디어 스튜디오'를 앞세워 WIS 2024를 찾았다. 수의사가 동물을 진료하는 과정을 보조하는 AI 기술 '엑스칼리버'도 이 회사가 강조하는 기술 중 하나다.

이처럼 통신 3사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배경에는 5G 가입자 증가세 둔화로 수익성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5G 가입자는 3280만8121명으로 전년 대비 16.9% 늘었다. 다만 이는 2022년 5G 가입자 증가율인 34.1%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통신사들의 주요 수익 창구인 5G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며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통신 3사 평균 이동전화 ARPU 하락률은 지난해 2%에서 올해 4%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선 이를 바탕으로 통신 3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1분기(전년 동기 대비 4% 성장)와 비교하면 성장 정체기를 맞은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통신 산업 내 AI 활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통신 3사의 시선이 AI에 머무는 계기가 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오는 2032년 전 세계 통신업계의 AI 활용 규모를 171억6000만 달러(약 23조6636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8억2000만 달러(2조5098억원)에서 약 9.4배 늘어난 수치로, 연평균 성장률(CAGR)은 28.3%로 예상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서비스를 시작한지 5년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5G 가입자 증가세 완화는 불가피하다"며 "이는 통신사들이 5G 등 무선사업에만 기댈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반면 AI는 글로벌 산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는 등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통신사들은 통신뿐만 아니라 외부 사업 등에 AI를 접목하고 AI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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