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이 한순간에 확보된 게 아니다. SK그룹의 장기적 관점 투자 결정과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곽 사장은 HBM 리더십의 공을 최태원 회장에게 돌렸다.
곽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 덕분에 각 고객사 및 협력사와 협업 관계가 잘 구축돼 있고, 그게 곧 인공지능(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HBM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룹 차원의 지원이 주효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HBM은 초기에는 상품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SK그룹은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곽 사장은 "SK그룹으로 편입된 2012년부터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아서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고, 여기에는 언제 시장이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HBM에 대한 투자도 포함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결과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이후에는 고객, 협력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모든 게 잘 이뤄져 지금의 HBM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