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점포 감소'로 헤매는 이디야…'구원투수'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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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점포 감소'로 헤매는 이디야…'구원투수'는 누구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5월 03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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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창사 이래 첫 '역성장'…영업익도 '100억'선 무너져
'오너2세' 문승환 이사 등판…리브랜딩·해외사업 주도할 예정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이하 이디야)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저가 커피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메가MGC커피(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에 밀리면서 시장 포지션이 애매해진 영향이다.

이에 이디야는 문창기 회장의 장남인 문승환 이사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문 이사를 회사 경영에 참가시켜 해외사업 등 미래 신사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1993년생인 문 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경영전략본부에서 본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과거 이디야에서 2년간 근무하다가 컨설팅 업체 BCG·커니·딜로이트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최근 다시 복귀했다. 이어 지난달 초 이디야 등기임원(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영 수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문 이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과 해외사업 등을 총괄해서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는 문 이사 선임과 함께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김 신임 대표이사는 롯데백화점 입사 후 마케팅과 상품 등 사업부서를 거쳐 29년간 유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이러한 인적 개편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발휘해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커피의 공세로 인한 애매해진 브랜드 포지션 재정립, 부진한 수익성 개선 등이 시급한 문제로 손꼽힌다.

이디야는 지난해 매출 2755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8%, 18.1%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이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들어 문을 닫는 점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이디야커피 계약해지 매장은 196곳에 달했다. 직전 해(88곳)와 비교해 폐업 점포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이디야의 '애매한 브랜드 포지션'을 꼽았다. '가성비'와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위치라는 것이다.

이디야가 브랜드 정체성을 두고 헤매는 사이 저가 커피 브랜드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자리를 꿰찼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다. 두 브랜드는 각각 손흥민과 방탄소년단(BTS)의 뷔 등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양사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7% 늘었다.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을 추월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124.1% 증가한 693억원을 기록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매출은 20.5% 증가한 889억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367억원을 기록했다.

위기감을 느낀 이디야는 올해 창사 이래 최초로 전면적인 리브랜딩에 나선다. 문 이사는 올해 이디야의 리브랜딩을 주도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작업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사 경험을 살려 해외사업 육성에도 집중한다. 이디야는 지난해 12월 미국 괌에 해외 가맹 1호점인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을 오픈하며 해외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괌 2호점을 추가로 낼 예정이며, 이밖에 미국과 동남아 국가 등 진출국을 넓힐 예정이다.

상품 수출 역량도 강화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대만, 호주, 몽골 등 총 19개국에 커피믹스, 스틱커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20% 증가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올해를 성장 모멘텀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올해 안에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지키며 트렌디함을 더해 새로운 타깃 소비자층을 발굴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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