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확보 총력'…삼성 반도체, '맞춤형 HBM'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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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확보 총력'…삼성 반도체, '맞춤형 HBM'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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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 1.9조…SK하이닉스보다 약 1조 적어
HBM 사업서 뒤쳐진 영향…삼성, '맞춤형 HBM' 앞세워 반격 나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뒤쳐진 영향이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입지를 다진 점이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을 앞세워 SK하이닉스에 내준 HBM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S 부문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 부문에서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는 각각 20%, 30%대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며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확대로 예상보다 크게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반등은 이뤘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린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의 '깜짝 실적'을 내며 삼성 반도체 부문을 압도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낸 데는 HBM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영향이 크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4세대 제품인 'HBM3'와 5세대 'HBM3E'를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HBM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6~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에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59%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37%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H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김경륜 삼성전자 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2일 자사 반도체 뉴스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HBM 제품은 D램 셀을 사용해 만든 코어 다이와 시스텝온칩(SoC)과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버퍼 다이로 구성되는데, 고객들은 버퍼 다이 영역에 대해 맞춤형 IP 설계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HBM 개발·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초격차를 위해 종합 반도체 역량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어드밴스드 패키징(AVP)의 차별화된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총 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설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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