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여기가 라면 맛집?'…225종 라면 총망라한 CU 홍대상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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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여기가 라면 맛집?'…225종 라면 총망라한 CU 홍대상상점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2월 26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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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라면 마니아 공략…'점포 차별화' 전략
SNS 인증샷으로 입소문…일반 매장 대비 라면 판매량 10배
CU홍대상상점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 [사진 = 안솔지 기자]
CU홍대상상점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 [사진 =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 77개로 베트남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른 한국인들의 '라면 사랑'을 겨냥해 편의점 CU가 특별한 실험에 나선다.

CU는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대에 'K-라면 특화 편의점' CU홍대상상점 문을 열었다. '라면 라이브러리(도서관)' 콘셉트로 상상하는 모든 라면을 경험할 수 있는 편의점을 내세웠다. 

콘셉트에 걸맞게 국내외 인기 봉지라면 100여종을 총망라해 선보인다. 컵라면 120여종까지 합치면 전체 약 225종의 라면을 찾아볼 수 있다. 일반 편의점에서 봉지라면의 운영 상품 수가 평균 30여종인 것과 비교하면 CU홍대상상점은 이보다 3배 가량 더 많은 구색을 갖췄다. 보통 편의점의 컵라면과 봉지라면 매출 비중이 8:2라는 점을 감안하면, 봉지라면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것은 색다른 시도다.

CU홍대상상점에 들어선 순간 익숙한 라면 향기가 물씬 풍겼다. 라면 내음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총 100칸짜리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의 위용이 드러난다. 초대형 진열장을 라면 제품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CU홍대상상점 내부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CU홍대상상점 내부 모습. [사진 = 안솔지 기자]

라면 진열장은 총 10단으로 짜여져 있었다. 그 중 9칸은 신라면, 불닭 볶음면, 진라면 등 국내 대표 제품 90종이, 나머지 1칸은 일본 삿포로 소유 라멘, 후지와라 홋카이도 하코다테 소금 라멘, 베트남 쌀국수, 인도네시아 리고랭 등 해외 라면 15종이 자리잡았다. 진열장을 빼곡하게 채운 라면을 보고 있자면 마치 '네가 뭘 좋아할 지 몰라 전부 다 준비해봤어'라며 말을 거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각 칸 아래에는 각 제품의 가격과 함께 라면의 맵기 정도를 5단계(Mild·Medium·HOT·Very HOT·HELL)로 친절하게 표시해 취향에 따라 골라먹기 좋았다. 

원하는 제품을 고른 후 계산대에서 조리용기(900원)와 함께 결제를 하면 매장 내에서 직접 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인 CU 라면득템(480원)을 선택하면 2000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봉지라면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계란, 라면용 야채, 종가볶음김치 등을 라면과 함께 콤보할인으로 제공하고 있어 가성비와 포만감을 동시에 채울 수 있다.

매장 내 마련된 조리 존에는 한강에서나 볼 법한 즉석라면 조리기가 3대 비치돼 있다. 1대 당 화구가 2개라 총 6개의 라면을 조리할 수 있다. 조리기에 달린 스크린을 통해 영상으로 조리법을 안내해 외국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완성된 라면은 진열장과 조리기 사이에 마련된 시식존에서 먹을 수 있다. 시식존에는 컵라면을 형상화한 스탠딩 시식대가 마련돼 재미요소를 더해준다. 시식대 위에는 라면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추천 토핑 레시피도 함께 비치돼 있다는 점도 좋았다.

전용 용기를 구입하면 매장 내 즉석라면 조리기를 통해 봉지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전용 용기를 구입하면 매장 내 즉석라면 조리기를 통해 봉지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매장을 찾은 한 20대 고객은 "평소에도 라면을 무척 좋아하는데 SNS에서 (CU홍대상상점) 보고 직접 방문했다"며 "원래 좋아하던 제품 말고도 라면 종류가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랐고 앞으로 종종 들러서 '도장깨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장 관계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라면 진열장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점심에는 주변 직장인들도 많이 찾고, 늦은 시간에는 술자리가 끝난 뒤 가볍게 라면으로 해장하려는 젊은이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라면 특화 편의점'을 내세운 CU홍대상상점이 문을 연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지만, K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등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K-라면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는 모양새다. 실제로 CU홍대상상점의 일 평균 라면 판매량은 500개가량으로, 일반 편의점의 10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22일 기준 CU홍대상상점 방문기를 다룬 한 유튜브 콘텐츠의 조회수는 21만건을 넘어섰고, 인스타그램에도 #CU홍대상상점, #라면도서관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CU홍대상상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SNS를 통해 방문기, 인증샷을 공유하면서 더욱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앞으로 라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CU홍대상상점 외관. [사진 = 안솔지 기자]
CU홍대상상점 외관. [사진 = 안솔지 기자]

CU는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라면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어 이번 특화 매장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CU의 최근 3년간 라면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8.6%, 2022년 25.6%, 2023년(1~11월) 21.1%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황지선 팀장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잡은 만큼 K라면을 한 데 모은 이색 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CU는 편의점 트렌드를 선도하고 고객들에게 색다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차별화 점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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