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vs 수은, 합병론 두고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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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vs 수은, 합병론 두고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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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공식 제안하면서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정책금융 구조조정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수은은 두 기관의 역할이 다르다며 반발이 거세다.

이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금융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밝혔다.

그는 "앞으로 면밀히 검토해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해 볼 생각"이라며 "산은과 수은이 합병함으로써 훨씬 더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개인적인 사견임을 전제로 산은과 수은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히는 그가 임기 중 정부에 건의할 생각을 밝힌 만큼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수은은 합병 시 국제금융 시장에서 한국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수은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유일하게 허용되는 중장기 수출금융 기관인 공적수출신용기관(ECA)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은이 산은과 합쳐질 경우 경쟁국은 수은이 획득한 이 지위를 문제 삼을 수 있으며, 이에 수출 보조금 지원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은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이 회장에 대해 "현 정권에 어떤 기여를 해 낙하산 회장이 됐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정책금융 역할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두 기관의) 업무영역과 정책금융 기능에 관한 논의로 본인의 경영능력 부재와 무능력을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013년 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근거로 들며 산업은행이 국내 정책금융을, 수출입은행이 국외 정책금융을 전담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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