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 호소 짙은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2시간 동안의 락파티(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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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 호소 짙은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2시간 동안의 락파티(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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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문영 인턴기자] 뮤지컬 '헤드윅' 관람객들은 호소력 짙은 그녀의 이야기와 노래에 빠져들며 2시간 관람시간동안 락파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주연배우들의 비중이 거의 전부라 좋아하는 배우의 매력에 관람시간 내내 빠져들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헤드윅 시즌12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019년 8월 16일부터 11월 3일까지 연속 공연된다. 캐스팅에는 헤드윅 역에 오만석, 정문성, 전동석, 윤소호, 이츠학 역에 제이민, 유리아, 홍서영으로 구성됐다.

무대 위에서 헤드윅과 팀웍을 이루는 록 밴드 '디앵그리인치'는 이준 음악감독을 비롯하여 김민기, Zakky, 최기호, 조삼희, 이한주, 홍영환, 이정훈, 서현정, 유지훈, 조커 등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이 멤버로 참여한다. 5인조(1st 기타, 2nd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로 구성된 '디앵그리인치'는 연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록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뮤지컬 헤드윅은 과거의 아픈 상처를 딛고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동독 출신의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헤드윅은 자조섞인 독백에서 "그녀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 걸까"라며 방황과 무질서를 언급한다. 그녀의 말처럼 극이 끝날 때까지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사연과 정체성에 절로 집중하게 된다.

특히나 주연배우 두명이서 거의 극을 이끌어나가고 내내 노래를 하기 때문에 군더더기를 줄이고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에 빠져들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주연배우가 좋아서 극을 선택한 관람객들에게는 황홀한 2시간이 될 것이다.

▲ '헤드윅'으로 분한 오만석(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 '헤드윅'으로 분한 오만석(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중간 중간 헤드윅 OST로 유명한 메인 곡들 말고도 헤드윅이 읖조리는 'One Night Only'나 이츠학의 'I'll always love you'는 관객들에게 여운과 감칠 맛을 남겼다.

동성애, 성전환 수술, 이혼, 동독과 서독의 대립, 베를린 장벽의 붕괴의 역사적인 장면 등 다소 충격적인 사건들과 주제들이 등장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자유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지", "절대 권력은 언제나 망한다", "눈에 띄지 않고 사는 것이 왓따다" 등의 대사 들은 즐거운 락파티 속에서도 우리에게 생각의 꼬리를 물게하는 질문들을 던져준다.

사랑이 달콤한 고통이라는 헤드윅의 외침. 하지만 그녀에게는 음악이 있기에 사랑도 이별도 가능했다. 루터나 토미 등 그녀의 연인들은 그녀를 사랑했고, 또 그녀를 떠났다. 하지만 헤드윅은 애착관계를 잘 형성하지 못했던 가정환경 속에서도 아빠와의 생이별도, 엄마와의 각자 이민으로 인한 떨어짐도 견뎌냈다. 그녀는 강했다. 그리고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연약한 부분은 음악이 채워줬다.

엔딩에서는 관람객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진짜' 파티시간이 마련됐다. 내일 일정이 있는 관람객이라면 다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주연배우들은 열연 이후 관람객과 함께 놀기로 결심했나 보다.

헤드윅은 영원한 건 없다며 사랑을 부정했지만 그녀는 사랑에 빠졌고, 빠졌었고, 또 빠질 것이다. 뮤지컬 헤드윅의 노래와 그녀와 함께한 시간들은 관객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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