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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나 떨고 있니?" 일본 불매운동에 눈치 보는 기업들

2019년 08월 12일(월)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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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되는 해다. 일본의 강제 점령에서 독립한지는 74년째다.

투쟁의 역사로부터 한 세기 남짓. 일상 생활 속에서 일본어를 은연 중에 사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찹쌀떡을 '모찌'로, 하늘색을 '소라색'으로 팥 소를 '앙꼬'로 말하는 것은 이미 익숙하다.

영어 발음 표기가 더 정확한 한국어를 놔두고 일본식을 즐겨 쓰는 이들도 있다. Coffee가 대표적이다. '커피'라는 한국식 발음 대신 '코히'라는 일본식 발음을 사용해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로 사용하는 경우다.

종로인지 일본의 한 번화가인지 모를 정도로 지나치게 현지화한 이자카야가 들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라멘, 우동, 돈까스 등 일본 음식 프랜차이즈도 우후죽순 생기고 족족 인기를 끌었다.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상주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일본어 사용을 지적하는 보도도 잇따랐다.

CJ제일제당이 면 제품명에 붙인 '와카메'와 '카라이'가 무슨 뜻인지 아는 한국 소비자는 몇 명이나 될까. '산도' 대신 샌드위치를, '돈카츠' 대신 돈가스를 쓸 순 없었을까.

업체들은 "글로벌 시대인 점을 고려했다" "제품에 전문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등의 답변을 줬지만 의문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상품의 본질은 맛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도 태세전환에 돌입했다.

일본 기업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거나 과거 친일 논란을 일으켰던 기업들이 이제서야 꼬리를 자르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는 지분투자 이외에 로열티 지급이나 인적 교류, 경영 참여 등의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불매 리스트에 오른 '조지아'와 '토레타'의 판권을 가진 코카콜라도 "두 제품에 대한 로열티 등 어떤 경제적 이익도 일본으로 지급되는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역풍을 우려해 꼬리를 내린 경우도 있었다. 롯데제과는 과자선물세트에 '소네스네 간단데스요'라는 문구를 넣었다가 역풍을 우려해 스티커를 덧붙여 가리는 식으로 상황을 무마시켰다. GS25는 맥주 행사 포스터에서 일본 맥주를 센터에 배치했다가 아예 삭제했다.

'전문성'과 '차별화'를 운운하던 기업들이 이제서야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는 것을 떠올리면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자정 분위기가 형성돼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편의점 CU는 인기 상품 중 하나인 '모찌롤'을 '롤케익'으로 바꿔 출고하기로 했다. '데리야끼'도 '달콤간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를 지지한다. 조그만 움직임이 모여서 큰 물결을 만들어 내기를 소망한다.

식품∙유통업계는 최근 몇 년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공 들였다. 소비 주관이 뚜렷하면서 구매력이 있는 2535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번 일본 불매운동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번졌으며 그 중심에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는 것도 업계가 알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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