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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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즈 무네오·다이보 가쓰지/황소자리/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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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동쪽의 다이보, 서쪽의 모리미즈"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우리나라 커피 마니아들도 다 아는 말이다.

블루보틀이라는 프렌차이즈 카페 덕에 우리나라에서도 핫하게 떠오른 자가배전 융드립 커피의 두 거장 다이보 가쓰지와 모리미즈 무네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다이보씨는 도쿄 오모테산도의 '다이보 커피점'에서, 모리미즈씨는 후쿠오카의 '커피 비이'에서 50년 가까이 고집스럽게 커피 세계를 완성해왔다.

이 책은 자가배전 융드립 커피의 두 사람의 커피와 인생 이야기를 담은 대담집이다. 총 세차례에 걸친 대담에는 커피콩을 바라보는 시선과 각자 추구하는 커피 스타일, 음악, 미술, 한 잔의 음료로 만난 손님들 등 커피를 내리는 일로 완성한 두 커피집이 삶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흑백사진들처럼 녹아들었다.

매사에 시원시원하고 논리적인 성정으로 전세계의 커피 농원을 누비고 콩이 지닌 개성을 살리는데 집중해온 모리미즈씨, 낡은 수동배전기를 돌리며 자신의 오감에 의지해 강배전한 커피를 매일 우려온 다이보씨는 60대 후반에 이르러 처음 마주했다.

두 사람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중간중간 "맞아요", "저도 그래요"와 같이 아이처럼 웃으면서 맞장구 쳤다.

그러나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융드립커피 세미나를 마치고 귀국한 모리미즈씨가 인천공항에서 쓰러진 후 세상을 달리했고 그 사이 건물 노화로 가게를 접은 다이보씨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담아낸 대담집을 엮기로 했다.

이 책에는 커피를 통해 완성된 두 사람의 생애를 은유한다. 두 커피집의 말과 생각, 한 잔의 커피를 내리는 모습, 가게에 흐르는 공기까지 담아내려고 애쓴 이 책이 부디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자기 일에 매진했던 두 인생의 아름다움을 올곧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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