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의 '자동차 무소유 사회' 야망, 실현될까
상태바
이재웅 쏘카 대표의 '자동차 무소유 사회' 야망, 실현될까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4월 19일 07시 5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은 세대에 한정된 고객층, 본인인증 부실 지적도…쏘카 "서비스 개선∙확대 이어갈 것"
▲ 이재웅 쏘카 대표.
▲ 이재웅 쏘카 대표.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사회'를 야심차게 일구고 있다. 차량공유(카셰어링) 서비스가 점차 보편화하는 추세가 나타나 이 대표 계획이 한층 탄력받은 모양새다. 개인 차키 없이도 자동차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11년 6억원에서 9년 후인 내년 5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용시장이 침체되고 미래 생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유지비 부담이 큰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일정 비용을 내고 단시간 운행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카셰어링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쏘카의 자산규모는 2013년 96억원에서 5년만인 작년 25배가 넘는 2447억원을 기록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최근 활성화한 공유 경제가 자동차 소비행태에도 크게 작용하는 점을 감안해 공격적으로 운영 차량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다변화하고 있다.

쏘카는 현재 전국 차고지(쏘카존) 3900개에서 공유 차량 1만대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100대로 사업을 시작한지 7년 만에 확보한 규모다. 사업 초반 제주도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단일 차종을 운행했지만 18일 현재 서울 중구 기준 국내외 차량 40종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해 핵심 사업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돌풍의 주역인 VCNC와 쏘카에 인수된 실내 정밀위치측정기술 스타트업 폴라리언트가 대표 사례다.

이재웅 대표는 작년 7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량을 전부 공유하는 시대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쏘카는 이미 많은 사람의 차량 이용 습관을 바꿔놓고 있다"며 "쏘카는 차를 소유 아닌 공유의 대상으로 바꿔 사회적 비효율을 개선하고 다른 의미 있는 곳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쏘카가 모든 고객의 자동차 소비 행태를 공유 방식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과제로 △계정 도용 문제 △한정된 공유 차량 고객층 등이 꼽힌다.

계정 도용은 무면허 청소년들도 쉽게 자행할 수 있는 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강릉에서 10대 5명이 22세인 지인 명의로 카셰어링 플랫폼에 회원가입한 뒤 차량을 빌려 이용하다 바다로 추락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비대면 서비스로 본인 인증 절차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국내에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은데다 카셰어링 업체가 생체인식 등 고도화한 신분확인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점이 개선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했다. 업체가 지문 등 민감한 고객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혁신을 방해하는 부분이다.

차량공유 시장의 성장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문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층이 20~30대의 비교적 젊은 세대에 한정돼있는 점이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회원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이 접근하기 어렵다. 또 자식이나 부모를 부양하는 고객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이로운 실정이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실제 작년 쏘카와 그린카를 이용한 고객의 87%가 20~30대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 적극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차량을 구매해 이용하는 소비 행태가 보편화한 상황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이용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획기적인 요소가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청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교통공학) 교수는 "쏘카와 같은 차량공유업체가 커지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편리한 이동 서비스가 합리적인 비용에 공급돼야 시장 성장 속도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율주행차 등 고급·고가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 공유 방식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공유 서비스가 더욱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쏘카는 카셰어링 보편화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요소들이 시장 확대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적극 마련하고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쏘카 관계자는 "지목된 일련의 이슈로 고객의 차량 이용방식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다양한 연령대와 타깃 사용자를 고려해 다양한 차종을 확보하고 있고 도용 방지를 위해 이달 중 본인인증 강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쏘카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로서 기존 이동산업 및 다양한 플랫폼 업체와 협업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