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롯데카드 품을까…인수가격 막바지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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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롯데카드 품을까…인수가격 막바지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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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예상액 1조5000억원 이상 사실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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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롯데카드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 유력 후보인 하나금융그룹이 마지막까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롯데카드의 넓은 국내 유통망과 글로벌 인프라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높은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 주관사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은 오는 19일 하나금융,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곳을 상대로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유력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을 꼽고 있다. 당초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한화그룹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에 눈독을 들이며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자금력을 무기로 경쟁중인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는 단기 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승인이 제한적이란 약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될 경우 하나카드는 단숨에 업계 상위권 도약도 가능해 롯데카드가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임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자산규모 약 13조원에 달하는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약 7조원인 하나카드는 단숨에 업계 3위에 등극하게 된다.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업계 2위 도약도 가능하다. 롯데카드(11.28%)와 하나카드(8.16%)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계로 따져보면 19.44%로 업계 2위인 삼성카드(19.02%)에 앞서게 된다.

롯데백화점 등 광범위한 유통망을 보유한 롯데그룹과 마케팅 제휴 여부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신남방정책에 따른 동남아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베트남 내 사업권도 눈에 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카드는 작년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현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지분 100% 인수를 승인받았다.

베트남 금융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파이낸스 베트남을 동남아 진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롯데카드의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워 예상보다 낮은 입찰 금액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롯데카드에서 원하는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61%인데 롯데카드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하게 되면 133.8%까지 높아지게 돼 향후 추가 인수합병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레버리지 비율 6배 제한 규제를 풀어 줄 뜻이 없어 카드산업 확장에도 어려움이 예상돼 쉽사리 가격 배팅에 나설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5.8배, 하나카드는 5.1배로 나타났다. 결국 레버리지 비율이 한계점에 도달해 대출 확대 등의 길마저 막힌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에 대해 마지막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입찰 전까지 인수가격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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