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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생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다

2019년 03월 31일(일)
김필수 교수 autocultur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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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0여년의 자동차 역사는 메이커를 중심으로 한 대량 공급 체계를 보여왔다. 엔진과 변속기라는 큰 무기를 중심으로 선진국 전유물인 수직 하청구조가 전세계에 동일하게 구축됐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 수가 약 3만개에 이르고 인류가 만든 과학기술의 총합으로 일컬어지며 다른 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전부터 이런 조짐에 큰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가 기술발전과 환경을 무기로 재등장하면서 기존 시스템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메이커들은 초창기 전기차를 지나가는 미풍으로 간주하고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 주류로 편입되고 기존 수직구조를 수평구조로 바꾸면서 내연기관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세는 생각 이상으로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 전체를 급변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인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공유경제도 크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확실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판매방식도 단순한 오프라인 구조에서 온라인이나 SNS 등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제작방식 또한 국산차와 수입차로 양분되는 구조에서 주문자 상표부착(OEM) 수입차 내지는 역수입차가 혼재된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기존 시스템이 모두 무너지고 새로 바뀌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일자리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수가 절반 정도인 전기차 시대로 급격하게 변하면서 일자리 수도 반으로 감소하는 구조조정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유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자동차 판매량이 향후 최소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도 있다.

지엠은 약 3년 전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을 완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하며 전 세계 7개 공장의 폐쇄를 단행했다. 폭스바겐 그룹도 구성원 8000명 가량을 감원하는 등 체중 줄이기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년퇴직하며 자연 감소하는 인력만큼 새로 채용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감소하고 있는 인력을 다시 채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세계 흐름과는 역행하는 움직임이다.

국내는 현재 최악의 상태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기 보다는 이해관련 단체에 얽매어 진전된 제도와 법적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이 여전히 핵심이어서 새로운 신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비용은 높은데 생산, 효율, 수익은 낮은 ‘1고 3저’가 자리 잡고 있고 정부 정책도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이 기본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정책이 기본으로 자리잡고 있어 위기가 더욱 누적되고 있다.

필자는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가 치열하게 싸우고 점유율 전쟁을 확대하는 기간이 약 30년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자율주행 등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새로운 모빌리티 공유경제도 더욱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그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친환경 기준이 더욱 까다롭게 변하고 있고 융합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 등 강소기업이 등장함에 따라 시장 변화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전기차의 단점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모습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배터리가 대량생산되면서 가격이 인하하고 있고 충전기 인프라도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증가하고 내구성이 좋아져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이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여기에 이미 자리매김한 하이브리드차나 시장이 열린 수소 연료전지차는 소비자 선택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나 부품사들 사이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급격히 세를 확장하고 있는 자동차 공유 모델도 시한폭탄이라 할 정도로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며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과거 10년보다 앞으로 1년이 더욱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주체는 한순간에 퇴출되는 시대다. 우리는 이 같은 시대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자율주행, 친환경, 공유경제 모델 등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량이 선진국 대비 3~4년 뒤진 만큼 하루속히 서둘러야 한다. 자동차 분야는 국내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만큼 정부는 물론 기업체들도 업황 대비에 더욱 속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가장 뒤진 노조의 인식도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 먹거리를 놓치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잃을 수 있음을 하루속히 인지했으면 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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