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금융사는 '눈독' ICT기업은 '시큰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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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터넷은행, 금융사는 '눈독' ICT기업은 '시큰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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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혁신 경쟁력 확보 차원 적극적 공세…ICT기업, 수익성 모호에 발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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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두고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한 발짝 물러섰지만 금융사들은 적극적인 모습이다. 네이버를 포함한 ICT 기업 상당수가 불참의사를 밝힌 가운데 키움증권에 이어 신한금융지주가 경쟁에 뛰어들었고 하나금융지주는 참여 여부를 검토중에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간편 금융서비스인 '토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기로 했다. 양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모델 구축 및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혁신적인 모델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이 보유한 금융부문의 노하우와 안정성, 자금력에 토스가 가진 혁신성, 창의성을 더해 '혁신적, 포용적' 모델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키움증권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공식화해 금융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졌다. 키움증권은 권용원 전 사장 시절부터 오랜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의사를 밝혀 왔고 작년 9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꾸준히 사업성을 검토하며 사업 진출에 공을 들였다. 오는 3월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5월 인가 심사 발표 일정에 맞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준비할 예정이다.

다만 키움증권은 은행법상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타 금융사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기반 증권업이 주력 사업이지만 대주주가 지분 47.7%를 보유한 IT서비스 업체 다우기술이다. 현재 교보생명·SBI홀딩스와 함께 3개 회사 중심의 컨소시엄을 구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에선 하나금융도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에 곧 합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까지는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것이 하나금융의 공식입장이지만, 하나금융은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당시 설명회에 SK텔레콤과 핀크가 함께 참여한 것으로 보아 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에 참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2016년에 합작해 만든 모바일 금융 서비스 회사로, 자본금 500억원 중 하나금융그룹이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적극적인 이유는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화두로 삼고 있는 금융사들이 혁신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4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이번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종합금융사로의 면모를 구축하고,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정체성을 재부각시키겠다는 각오다.

반면 네이버, 인터파크 등 ICT 기업 상당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의사가 없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은행업계는 기존 시중은행이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가 힘들어 국내 인터넷은행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본과 동남아 지역의 금융 환경은 국내와 비교해 낙후돼 있어 라인을 활용해 핀테크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당초 네이버와 물밑접촉을 시도했지만 네이버의 불참에 따라 토스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참석했지만 "이는 동향 파악을 위한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이들 기업들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만의 특화된 사업모델이 없어 수익성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혁신에 무게를 두고 중장기적인 플랜으로 접근한 반면 ICT기업들은 이미 시장도 포화 상태에서 규제가 강한 은행업 특성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ICT기업들은 위험을 감당할 만큼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힘들어 발을 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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