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는 2008년 출시된 데 이어 2016년 약소한 변화가 적용된 부분변경모델을 거친 뒤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제외하면 거의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하비 기준에는 나쁘지 않은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새 얼굴로 출시되는 신차들이 출시될 때마다 기존 모델이 금방 식상해져버리는 시기에 모하비의 일관성은 오히려 인상적이다. 넙데데하고 든든해보이는 전면부와 듬직한 측면, 후면의 디자인은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 정도로 평이하지만 그래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아낸다. 세련된 감성을 빠르게 좇는 요즘 신차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푸근한 이미지가 있다.
이런 무난한 인상은 모하비 외관 색상 라인업 5종 가운데 어느 하나 부자연스러운 색상이 없다는 장점도 발휘한다. 최근 봐온 차량 가운데 흰색이 어울리는 차량 대열에 든다.
동시에 핸들이나 센터페시아에 탑재된 기능별 버튼이나 기어 노브는 다른 기아차 최신 모델에도 똑같이 적용된 부분들이다. 인테리어 신·구 요소가 공존하는 점은 신세대가 따르는 유행을 적극적으로 익히고 활용하는 기성세대를 연상시킨다.
모하비의 주행질감이나 주행성능 역시 탄탄하다.
핸들이 지금까지 타봤던 대형 SUV 가운데 가장 무겁다. 팔 힘이 다소 부족한 운전자가 핸들을 제어하려면 꽤 피곤해질만한 수준이다.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핸들을 가볍게 하는 요즘 추세에 비하면 호불호가 많이 갈릴 특성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고속 주행 상황이나 불규칙한 노면 위를 달릴 때 핸들이 쉽게 튕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조작되는 점은 좋다. 조향기어비가 비교적 높아서 다른 차량에 비해 원하는 만큼 차량의 전진 방향을 전환하려면 핸들을 많이 돌려야 하는 특징도 있다.
어떤 상태의 도로에서도 내부로 전달되는 충격이나 소음을 잘 밀어낸다. 과속방지턱을 다소 빠르게 지날 때도 몸이 뜨거나 거칠게 착지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가 다소 물렁물렁하게 흔들리며 진동을 차단하지만 어느 좌석에 앉아있어도 멀미가 느껴지거나 불편하지 않다. 이밖에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도 다른 차급과 비교해 훨씬 잘 차단한다. 특히 엔진 소음은 속력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더욱 상쇄돼 통상 디젤 엔진에서 나는 소리보다 터보엔진에 가까울 정도로 경쾌한 소리가 들릴 정도다.
페달 답력이 좋다. 밟으면 가볍게 눌리면서도 페달이 움직인 만큼 미세하게 가속하거나 제동한다.
출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우수하다. 디젤 3.0 모델이긴 하지만 차량이 워낙 육중해 처음에는 주행성능을 다소 저평가했는데 오산이었다. 페달을 밟을수록 속력이 시원하게 증가하며 전혀 답답하지 않다. 제동력도 아주 섬세하게 구현된다. 페달을 급격하게 밟거나 다소 거칠게 조작해도 차가 덜컹거리지 않는다. 페달이 눌린 정도에 따라 제동력이 매우 세분화해 발휘되는 느낌이다. 기어 변속 충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점도 부드러운 주행감을 구현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