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숙성 돋보이는 르노삼성 Q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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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정숙성 돋보이는 르노삼성 QM6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8월 19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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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통화 중 잡음 안 들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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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QM6는 언제나 눈에 띈다. 동급 차종에 비해 판매실적이 뒤처지는 점은 르노삼성자동차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희소가치의 상승을 뜻하기도 한다.

차도에서 ㄷ자 모양 주간 전조등을 환히 밝힌채 존재감을 알리며 지나가던 QM6를 가까이서 보니 외부 크기가 멀리서 봤을 때 느낀 것보다 크다.

제원상으로 현대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와 비교해 높이는 168cm로 동일한데 길이는 10cm 가량 짧고 너비도 4.5cm 가량 좁다. 현대차 준중형급 SUV 투싼과 너비와 높이는 거의 같은데 길이가 20cm 가까이 길다.

QM6가 국내에서 싼타페와 투싼 사이 급으로 분류돼 투싼보다 좀 더 큰 사이즈를 예상했는데 오히려 싼타페와의 제원 차가 더 작아서인듯 하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다리를 두는 공간(레그룸)은 모든 좌석에서 충분히 넓다. 뒷좌석의 경우 첫돌된 아이가 레그룸에 바로 서서 걸어다닐 정도의 넓이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QM6의 승하차감도 좋다. 차 이름이 은색의 세련된 글씨체로 적힌 사이드스텝이 적당히 좁기도 해 운전석에 올라타거나 내릴 때 다리를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시트도 오랜 시간 타고 있어도 피로감이 덜하다. 다만 엉덩이가 닿는 부분의 좌우에 경사가 있어 다리가 가운데로 모여 더운 날 다소 덥고 불편할 듯하다.

주행감은 매우 안정적이다.

핸들은 적당한 저항력을 갖춰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다. 커브길을 지나거나 유턴할 때도 몸이 한쪽으로 잘 쏠리지 않는다. 소형 SUV QM3와 다르게 기어 스틱이 무겁게 움직이는 점이 좋다.

QM3는 운행모드 변경 시 스틱 이동이 너무 부드러워 종종 원하지 않는 모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생긴다. 반면 QM6는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스틱에 적당한 저항이 걸려 조작 정확성이 높다.

다만 P, R, N 등 세로로 나열된 주행모드 알파벳 위치와 기어 스틱의 위치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아니어서 현 주행모드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보다 저항이 몇 번 걸렸는지로 가늠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한다. 밝은 낮에는 운행모드 알파벳을 밝히는 조명의 밝기가 약해 확인이 잘 안되는 단점도 있다.

QM6 가솔린 모델의 정숙성은 지금까지 타본 차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속 주행 시 노면이나 엔진 소음이 잘 차단된다.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차에서 나는 소리를 밖에서 들었을 때 가솔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엔진 구동소리가 디젤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들리는 점과는 역설적으로 차량 내부가 조용하다. 무단변속기가 적용돼 가속 시에도 변속 충격이 없어 젠틀하다.

서울 시내 주행 중 신호를 받아 멈춰선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차량과 블루투스로 연결해놓고 통화하는데 상대방으로부터 잡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돌아온다.

가속성능은 시내에서는 무난하지만 다른 차종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수준을 보인다.

기본 트림인 SE부터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 트림까지 전부 동일하게 2.0 GDe 엔진이 적용된 데 따른 한계로 보인다. 페달을 힘껏 밟아도 속력은 느긋하게 증가한다. 치고 나가는 느낌이 없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달리는 재미가 떨어진다.

또 브레이크페달과 가속페달 위치가 다소 차이가 있어 시트 앞뒤 위치 조절이 애매하다. 가속하다 감속하는 동안 무릎을 많이 접었다 펴야하고 40km 이내 거리를 운행하는 동안에도 발목이 잘 피로해진다.

실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좀 더 잘 나온다. 평일 퇴근길 에어컨을 최저온도에 1단 세기로 틀어놓고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지나 수석·호평간 도시고속화도로를 따라 이동해보니 연비가 13.7km/ℓ로 기록된다. 가솔린 RE 시그니처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1.2km/ℓ다.

QM6 RE 시그니처 가솔린 모델은 명성대로 탁월한 정숙성과 배려깊은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너무 조심스러워 다소 밋밋한 느낌을 자아낸다. 출중한 외모와 자상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매일 어울리기에는 식상한 사람을 대하는 기분이다. 무난하고 안정적인 차량을 찾는 고객이라면 패밀리카나 혼자 타는 용도로 QM6가 적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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