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무드 대북금융 전망]③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 우려 속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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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무드 대북금융 전망]③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 우려 속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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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교역보험 개선은 논의중, 민간 보험사 참여는 '글쎄'
▲ 개성공단 전경
▲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 경협·교역보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4.27남북정상회담 후 남북관계가 급호전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추진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된다면 그에 따른 금융권의 움직임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에 대비하는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각각의 업계 사정 및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은행권, 남북경협 대비 '5분대기'

② '불황' 카드업계, 대북사업 새 수익원 '부상'

③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 우려 속 '관망'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일단 관망하는 모양새다.

리스크 관리가 핵심인 보험업의 특성상 보수적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아직 남북경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섣불리 준비하기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보험연구원을 중심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경협보험과 교역보험의 보장범위와 금액 한도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경협·교역보험은 남측 기업의 손실 보장을 위해 2004년 도입됐다. 북한의 신용도나 현장 사고 조사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통일부가 관리하는 정책보험으로 남북협력기금을 수탁 관리하는 수출입은행이 보험을 운영한다.

경협보험은 공장이나 기계설비 등의 투자자산을, 교역보험은 원부자재 완제품 등 유동자산을 대상으로 위험을 보장한다.

업계에서는 경협보험과 교역보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가입대상 위험, 보상한도, 보험금 지급 과정 등에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협보험은 개성공단 폐쇄 전까지 총 112개 기업이 가입했고, 폐쇄 후 지급된 경협보험금은 총 2945억원이다. 110개 기업에 업체당 28억 3000만원이 지급됐다. 이중 10여개 기업은 손실 규모가 보험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역보험은 가입절차가 불편해 거의 활용되지 않을 정도로 경협보험 보다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협보험은 북측의 비상 위험으로 인한 투자 손실만 보상하고, 사업 기간의 장기간 지속에 따른 손실이나 영업활동 정지에 따른 피해는 보상하지 않고 있다"며 "담보 범위 확대를 위해 '개성공업지구 보험규정' 개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계 부처와 기관인 통일부, 기획재정부, 수출입은행 등도 2016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험제도 개선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보험사들이 북한 보험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담보확대, 신상품 개발 및 보험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민간 보험회사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남북한 주민 왕래보험을 판매 중이다. 남북한 주민 왕래보험은 금강산 관광객들이나 이산가족 등 보험은 북한 지역을 여행하는 가입자가 방북 기간 사고로 상해를 입거나 사망했을 경우 보상해주는 해외여행자 보험 성격의 상품이다.

1990년부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상품을 시판해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하면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해상 상품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고조됐던 지난 2000년 총 보험료가 9억5382만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남한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 피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내리막을 걷다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며 이 상품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결국 남북경협이 급물살을 타 민간 교류가 확대되면 남북한주민왕래보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상황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보험사의 진출 분야도 많아지고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보험사의 특성상 성급한 준비보다는 리스크 해소 후 천천히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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