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家 1조클럽]① 밥심 공략한 CJ제일제당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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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家 1조클럽]① 밥심 공략한 CJ제일제당의 '뚝심'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19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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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 필수템 '햇반'과 국민 반찬 '스팸' 제조한 HMR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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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제조회사가 하나의 상품을 출시하기까지, 소비자들은 상상하지 못할 긴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다. 단일 상품 하나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은 상품을 '메가 히트' 상품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봤을 메가 히트 상품을 보유한 기업의 노하우를 짚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밥심 공략한 CJ제일제당의 '뚝심'

② 남녀노소 아우르는 롯데칠성 사이다

③ 한국인의 매운맛 저격한 농심

④ 초코파이 원조 오리온

⑤ 세계로 뻗는 하이트진로 '참이슬'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CJ제일제당(대표 신현재)은 메가 브랜드를 2개나 보유한 가정간편식(HMR) 명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캔 햄 제품인 '스팸'의 누적 매출은 4조원, 즉석밥인 '햇반'은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맨 밥을 사 먹는다는 개념이 생소했던 1996년 12월,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에 해동시켜 먹는 햇반을 출시했다.

당시에는 급하게 밥이 필요해서 부득이하게 구매하거나 야영장 등에서 비상 시에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출시 20년만인 2016년 누적 1조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20억개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1997년 40억원에 못 미쳤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70배 이상 성장한 3000억원에 달했다.

햇반의 분위기 반전은 '20년 후면 가정간편식의 시대가 온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이룬 결과다.

CJ제일제당은 제품의 본질인 '밥 맛'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인 '당일 도정'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매년 쌀의 품질이 달라지는 가운데 항상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해 원료 쌀의 생육과정도 직접 현장에서 점검∙관리한다.

편의성과 보관성을 모두 충족하는 무균포장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당시 회사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100억원을 투자했다.

제품군도 꾸준히 확대했다. 햇반은 흰 쌀밥뿐 아니라 현미, 보리, 슈퍼곡물 등을 넣은 다양한 잡곡밥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현미와 흑미, 보리를 고루 섞은 '매일잡곡밥'도 선보였다. 가정에서는 2가지 이상의 잡곡을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1~2인 가구의 편리한 취식을 돕는 '햇반 컵반'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4월 첫 출시된 햇반 컵반은 원통형 종이 용기에 국물을 담고 그 위에 햇반을 결합한 제품이다. 포장 기술의 독창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실용신안도 취득했다.

햇반보다도 10살 형님인 스팸은 4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민 반찬이다.

CJ제일제당은 1986년 3월 미국 호멜과 기술제휴를 체결한 후 이듬해 5월부터 현재의 스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캔 햄은 고기를 대체하는 저렴한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여기서 탈피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원료 선정과 위생관리에 집중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짠 맛도 줄였다.

스팸은 햄과 다진 돼지고기를 섞어 만들어진다. CJ제일제당은 스팸을 제조할 때 국내산 냉장 돼지고기 뒷다리살과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배합한다. 돈육 외에 핏줄이나 힘줄 등의 부산물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거한다.

스팸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진천 공장은 최첨단 육가공 시설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제품을 출하하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2002년에는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쌀밥과 김치, 계란프라이와 함께 맛있게 즐기는 밥 반찬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의 다음 과제는 만두 사업이다. '비비고 왕교자'가 출시 4년만에 누적매출 4000억원을 거두면서 향후 성장성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기, 야채를 갈지 않고 굵게 썰은 비비고 왕교자를 2013년 12월 처음 선보였다. 출시 초반에는 월드스타 싸이를 앞세운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원맥 구성비, 밀가루 특성 등을 연구하며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내 비비고 왕교자 전용 만두피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왕맥'(비비고 왕교자+맥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마케팅도 진행했다.

최근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비비고 만두는 향후 유럽 등지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를 해외에서 달성해 'K-만두' 열풍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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