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년, 자동차시장 갉아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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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년, 자동차시장 갉아 먹어
  • 김필수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09일 11시 39분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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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소장,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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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로 김영란법이 시행 1년을 맞았다. 법 시행 1년 동안 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적용대상과 방법에 대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금도 법 시행 찬반에 대한 많은 고민을 제시하는 점만 보아도 분명히 문제가 큰 것은 사실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이 법의 적용을 한사코 반대하고 문제를 제시하는 이유는 법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보편타당성과 합리성, 상식에 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에 대한 취지는 이해해도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법 시행 초기 김영란 대법관이 제시한 공무원에게만 법을 적용했어도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법은 기자 등 언론인, 사립교원 등 모든 국민까지 적용 대상의 범위를 무리하게 확대했다. 법 적용이 무리하게 유권해석되면서 책 한권이 넘는 사법고시서 같은 위반 사례가 누적되는 등 추상적인 부분이 많아졌다.

게다가 이법은 현실과는 맞지 않는 3,5,10만원이라는 웃지못할 비용 한계를 법에 넣으면서 근거가 희박한 어거지 기준을 만들었다.

아직도 사법부는 국민의 70% 이상이 찬성한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워 긍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하는 포장된 모습을 확대해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법 찬성 이유는 법의 시행 취지 때문이다. 구체적인 적용방법을 알면 국민의 판단은 달라질 것이다.

이법의 적용으로 큰 영향을 받은 화훼분야와 농축수산물은 물론, 전문 한식점과 한우점 등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법은 긍정적인 사람의 만남을 꺼려하게 하고 캔커피 하나도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대학의 사제관계까지도 우습게 만든 최악의 법으로 자리했다.

국민을 예비 범죄대상으로 올려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사문화된 또 하나의 법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말 정년 퇴임하는 선배 교수를 위해 11명의 서울대 의대 후배교수들이 50만원씩 추렴해 골프채를 선물한 사건이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뉴스가 화제가 된 것을 보면서 이법이 얼마나 심각하게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이밖에 세부적인 부작용을 언급하면 한이 없다.

긍정적인 부분은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게 사법부 자찬이다. 

사법부는 갑을의 접대관계 청산과 투명성 제고를 선전하고 있지만 3,5,10만원의 현실과 동떨어진 어거지 근거는 도리어 전통적인 미풍양속까지 부정하는 최악의 상호관계를 만들었다.

자동차 분야의 영향은 어떨까?

기자들이 대상이다 보니 신차 행사와 시승 등 모든 게 변했다.

행사 오찬이나 만찬은 사라지고 법 적용대상이 아닌 SNS 등 동호인 대상 홍보가 늘어 역시 가장 중요한 홍보수단이 약해지고 왜곡된 홍보가 많았졌다.

시승 자체도 평일 당일에만 가능해지면서 2~3일은 시승해야 신차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점을 법은 도외 시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기자의 본 임무인 자동차의 정확한 파악이 힘들어지면서 일반인들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이 지난 1년 간 커졌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시점에 악법이 관련 시장을 갏아먹고 있는 것이다.

개선 방법은 분명하다.

민간인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국회의원이나 시민단체 등 힘 있는 대상을 포함해야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해 한장 짜리 '외부 강의 등 신고서'를 작성해 학교에 제출했다. 아마 1년간 낸 신고서가 너무 많아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이 정도이면 심각한 법 아닐까? 

포퓰리즘으로 이상한 법은 더 이상 만들지 말자. 단통법도 그렇고 대학에 적용된 NCS도 그렇고, 이제 김영란법까지. 포장도 그만하자.

바로 잡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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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대학생 2017-10-13 15:35:45
SNS 등 동호인 대상 홍보가 늘어 역시 가장 중요한 홍보수단이 약해지고 왜곡된 홍보가 많았졌다고 하셨는데, 기자들이 리뷰를 쓸 때는 왜곡된 홍보는 없었습니까? 편파적이라거나 무던히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쓰는 그러한 것들 말입니다.
홍보나 마케팅의 방법은 무한한데 기자들에게 행사 오찬이나 만찬을 대접하지 못한 것으로 홍보가 약해진게 자동차시장을 갉아먹는 궁극적인 이유가 될 수 있나요? 아님 그러한 이유에 터잡아 김영란 법을 비난하고자 하시는 겁니까?
적어도 비난을 하려면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지 못해 홍보가 약해진 자동차회사의 문제를 지적하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자동차공학의 석학이신 교수님께서 왜 종종 이런 상관없고 편파적인 글을 쓰시는지요.

교수님의 제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수 있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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